이미 커버린 제가 잠시 삶의 뒤를 돌아보며
조금 더 다른 "방식" 이 아닌, 조금 더 많이 "벌고자" 하는 게 아닌
더 잘 "살고자"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소울'을 추천합니다.
107분의 러닝타임동안 버릴 내용, 장면들 하나하나 버릴 것이 없고
마지막에 가선 마치.. 폭죽을 터뜨린다는 느낌이라고 표현하기보다
"나"라는 사람에게 깊이 잠기게 만드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빠르게 진행되어 가는 세상 속에
발이 닳도록 따라잡느라
내가 너무 뒤처지나? 하는 생각에 잠겨 있느라
자기 자신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삶,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록,
잠시뿐일 수도 있지만
그 잠시가 우리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건드려서
우리 모두가 밝게 움직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소울" 시작합니다!
애니메이션이라고 다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소울> 같은 작품은 단순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거든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냥 픽사니까, 재밌겠지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는 웃음이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뭔가가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이 영화는 사람의 '영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아라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고,
우리가 사는 목적이 과연 뭔지 다시 생각하게 해 줍니다.
말 그대로 ‘존재’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에요.
그런데도 딱딱하거나 어려운 느낌은 없어요.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라 더 와닿았죠.
오늘은 <소울>을 통해 ‘영혼’, ‘자아’, ‘삶의 목적’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천천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소울"의 영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
<소울>에서는 영혼을 그저 죽고 난 다음의 존재로만 다루지 않아요.
영화 속 조 가드너와 22호의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듯, 영혼은 태어나기도 전에 존재하죠.
이게 처음엔 좀 헷갈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안에도 그런 영혼이 있었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픽사 특유의 방식으로 그려진 '제리'와 '테리'는 너무 추상적인 캐릭터인데도 이상하게 정이 가죠.
이건 단순한 의인화가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상상만 하던 영혼의 세계를 구체화해 줬기 때문이에요.
유세미나라는 공간은 말하자면 '영혼의 유치원' 같은 거예요.
그 안에서 성격을 형성하고, 지구로 내려갈 준비를 합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좀 울컥했어요.
그 누구도 "나는 태어날 준비가 되었어!" 하고 세상에 온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데 22호는 그걸 거부하죠.
내려가기 싫다고요.
그 모습에서, 지금 현실을 살아가면서도 인생을 시작하기 두려워하는 우리 모습이 겹쳐졌어요.
영혼이라는 말이 뜬구름 잡는 것 같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어떤 본질’을 뜻하는 단어 같단 생각이 듭니다.
"소울"의 자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끝없는 질문
조 가드너는 뚜렷한 자아를 가진 인물이에요.
그는 자신을 '재즈 뮤지션'이라고 믿습니다.
그 외의 자아는 그에겐 부차적인 거죠.
교사? 그냥 생계형 직업일 뿐이고,
음악 말고는 대화도 피곤해하는 그런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정말 좋은 교사였어요.
제자 코니에게서 음악적 재능을 끌어내고,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도 진정성을 발휘합니다.
자신은 그걸 부정했지만, 타인들은 그를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로 바라봤던 거예요.
이런 모습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아’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는 거죠.
저는 예전에 한창 일에 빠져 있을 때,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 요즘은 사람 같지가 않아.”
그 말을 듣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나만의 자아에 집착하는 사이, 주변에서 나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던 거예요.
22호가 인간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도 이와 비슷합니다.
그저 피자 한 조각, 이발사의 이야기,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을 통해요.
우리는 거대한 성취로 자아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작은 일상 속에 자아가 숨어있다는 걸 <소울>은 말하고 있어요.
"소울"의 목적: 삶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소울>의 마지막이 특히 인상 깊은 이유는,
조가 결국 꿈꾸던 무대에 섰는데도 공허함을 느낀다는 데 있어요.
이 장면, 정말 강렬합니다.
저도 이 장면에서 머릿속이 복잡해졌어요. ‘목표를 이뤘는데 왜 기쁘지 않지?’
도로시아가 들려준 물고기 이야기는 아마 이 영화를 대표하는 핵심 메시지일 겁니다.
우리는 뭔가 ‘더 큰 무언가’를 향해 달리는데,
정작 그 바다는 이미 우리가 헤엄치고 있는 지금 이곳일지도 모른다는 거죠.
사람마다 삶의 목적은 다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확신하게 된 게 있어요.
목적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는 거예요.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것, 친구와 웃으며 이야기 나누는 것,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
이 모든 게 삶의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그게 진짜 중요한 것 아닐까요?
<소울>은 철학적인 주제를 아주 부드럽게, 하지만 깊이 있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영혼이란 개념을 현실 속 고민으로 끌어내고,
자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제시하며,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죠.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하루하루의 순간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모두가 '뭔가 더 특별한 것'을 찾아다니지만,
실은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특별한 시간일지도 몰라요.
이 글을 통해 여러분도 한 번쯤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