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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담고 싶은 "업"

by write7292 2025. 7. 6.

업

 

이미 수없이 본 영화이지만,

처음에 이 영화를 봤을 땐,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느꼈었는데,

지금에서야 다시금 이 영화를 들여다보자면, 사랑, 삶, 친구 

인생에 필요한 중요한 것들이 모두 들어가 있는, 따뜻한 영화인데요,

 

참 아이러니한 건

아무리 주변에 사랑이야기, 삶이야기를 해도 마음으로 와닿지 않았는데

잘 만들어진 작품 하나, 책 하나로 가슴 깊게 와닿는 것인지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그런 작품들은 또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잖아요?

 

말로써 전하기 쉽지 않은 것들을 멋진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가슴 깊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가장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영화를 알 수 있음에 감사하고

제가 받았던 감동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어요

 

이번 영화는 '업'입니다!

 

 

디즈니·픽사 영화 <업>을 처음 봤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감정이 요동치는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흔할까요?

이 영화는 그저 아이들을 위한 만화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어른들이 봐야 할 애니메이션이죠.

 

인생, 사랑, 상실, 그리고 새로운 시작까지.

<업>은 진짜 ‘감동’이 뭔지를 아주 조용히, 그리고 뭉클하게 보여줍니다.

 

이 글에서는 픽사의 1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업>의 진짜 매력, 캐릭터들의 깊은 서사, 그리고 개인적인 감상까지 담아가며 차분히 풀어보겠습니다.

그럼, 같이 떠나볼까요?

 

<업> :인생이란 이런 거죠 (칼 프레드릭슨의 삶과 상실)

 

애니메이션 영화 <업>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칼 프레드릭슨입니다.

이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단순한 괴팍한 노인처럼 보일 수 있어요.

말도 거칠고, 고집도 세고, 혼자 사는 외로운 사람처럼 보이거든요.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랑을 잃은 한 남자의 애틋한 삶이 숨어 있습니다.

칼은 어릴 때부터 대모험가 찰스 먼츠를 동경하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공유한 소녀, 엘리를 만나 결혼하죠.

 

두 사람은 파라다이스 폭포라는 신비한 장소에 가는 걸 인생의 목표로 삼고 돈을 모읍니다.

그런데 현실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잖아요?

뜻하지 않은 사고들, 생활비, 병원비… 모은 돈은 늘 다른 데로 빠져나갔고,

 

결국 그들의 모험은 미뤄지고 또 미뤄집니다.

그러다 엘리는 세상을 떠나고, 칼은 혼자가 됩니다.

집에는 엘리와 함께했던 추억만이 가득한데, 그 집조차도 재개발로 밀려날 위기에 처하죠.

 

그 상황에서 칼은 수많은 풍선을 매달아 집을 띄워버립니다.

그 집은 그저 벽돌과 나무가 아니라, 엘리와의 기억 그 자체였으니까요.

이 장면은 단순히 시각적인 상상력을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기억을 붙잡기 위해 무모한 결정을 하는 칼의 모습은 정말이지, 울컥하게 만듭니다.

저도 ‘내가 저 상황이라면 집을 띄울 수 있을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그만큼 영화 <업>은 현실 너머의 감정까지 건드리는 힘이 있습니다.

 

<업> :꼬마 모험가, 러셀 (잊고 있던 ‘연결’에 대하여)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은 러셀이라는 이름의 꼬마 소년입니다.

처음엔 귀찮고 시끄럽기만 한 아이 같아요.

뭐든지 묻고, 따라다니고, 심지어 할아버지 칼에게 억지로 ‘도움’을 주려고 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알게 되면,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러셀은 아버지와 떨어져 사는 아이입니다.

 

경로 배지를 받으면 아빠가 수여식에 와줄 거라 믿고 열심히 활동을 하죠.

그런데 결과는… 아시다시피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아요.

그런 러셀에게 칼은 처음엔 단순한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서로의 상처를 보듬게 되고, 결국은 마치 가족 같은 관계가 되죠.

러셀의 등장은 칼에게도 중요한 변화를 줍니다.

처음엔 혼자 있고 싶어 했던 칼이 러셀과 함께 모험을 하며 점점 웃기 시작하고,

 

다른 존재를 신경 쓰기 시작하거든요. 바로 이 지점이 저는 너무 좋았어요.

이게 진짜 인생의 변화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에도,

또 다른 인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러셀은 아이지만 동시에 어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가끔은 누군가에게 말 걸 용기를 내야 하는 이유도,

이런 순간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업>을 보다 보면 그런 ‘작은 연결’이 인생을 얼마나 따뜻하게 바꿀 수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업> :모험이란, 아주 평범한 일상일지도 (엘리의 메시지)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는,

칼이 엘리의 모험 일지를 펼쳐보는 장면입니다.

처음에는 텅 비어 있을 줄 알았던 그 책에는, 두 사람이 함께한 소소한 일상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결혼사진, 피크닉, 웃는 얼굴들. 그리고 마지막엔 이렇게 적혀 있었죠.

“당신과의 모험, 고마웠어. 이제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

그 문장을 보고 나서 칼은 뭔가 크게 달라집니다.

 

자신의 과거에만 머물러 있던 마음을 놓고,

러셀과 케빈, 더그를 구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하죠.

그때부터 칼은 더 이상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노인이 아니라, 진짜 모험가가 됩니다.

 

그렇죠. 누군가의 옆에 있다는 것. 함께 살아가는 것. 그게 진짜 모험일지도 모릅니다.

꼭 먼 나라에 가거나, 거대한 꿈을 이루는 것만이 모험은 아닌 거예요.

저는 이 장면을 볼 때마다, 가족과의 식사, 친구와의 대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들이 떠올라요.

 

그것들이 바로 내 삶의 ‘모험 노트’에 적히는 페이지들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업>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사랑을 잃은 슬픔, 새로운 인연과의 연결, 그리고 평범한 일상 속의 감동을 전하는 깊은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이런 영화가 삶의 방향을 바꿔놓기도 하죠.

저 역시 <업>을 본 이후로, 일상에 더 감사하게 되었고,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고 싶어 졌습니다.

 

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