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이덴티티"
겉으로 보면 자칫 범죄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사실 정신과적인 부분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안에
다른 인격체들이 존재하고
그 인격체들 한 명 한 명 모두 다른 존재라는 것이
저에겐 충격적이고 신기했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이렇게 보면 정신적 세계라는 것은 정말 무궁무진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무섭기도 한 것 같습니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인격체에 따라 몸의 화학적 구조까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심지어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점입니다.
23개의 인격을 가진 한 남자,
그리고 그 안에서 깨어나려는 또 하나의 존재.
2016년 개봉한 영화 ‘23 아이덴티티’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선,
깊은 심리와 인간 내면의 어두운 층위를 드러낸 영화입니다.
‘다중인격’이라는 설정은 생소하면서도 어쩌면 우리 모두의 내면에 존재할 법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는 한 사람의 몸에 스물세 명이 들어 있다는 걸 믿게 만들 정도였고요.
이 글에서는 23 아이덴티티의 실화적 기반, 서사적 특징, 숨겨진 상징까지,
일반 관객이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도 가볍지 않게, 그러나 어렵지 않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23 아이덴티티' 실존 인물에서 시작된 이야기 – 진짜로 그런 사람이 있었다?
‘23 아이덴티티’는 완전히 허구일까요? 처음 영화를 봤을 땐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에이, 어떻게 한 사람이 23명이나 될 수 있겠어?” 그런데 찾아보니 놀랍게도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빌리 밀리건이라는 미국 남성이 그 주인공인데, 이 사람은 1970년대에 강간 혐의로 체포됐고, 조사 과정에서 24개의 서로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정신질환으로 형사 책임이 면제된 첫 사례기도 하고요.
23 아이덴티티의 주인공 케빈 역시, 밀리건처럼 복잡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격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말투, 억양, 나이, 심지어 성별까지 바뀝니다. 영화에선 이 설정이 극적으로 표현됐죠.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는 '헤드윅'이라는 9살 소년 인격을 연기할 때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어른의 몸을 가졌지만 아이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장면, 진짜 웃기면서도 어딘가 불쌍하더라고요.
'23 아이덴티티' 몰입도를 올리는 연출의 마법
이 영화가 단순히 ‘범죄 영화’로 분류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초반부만 봤을 땐 그냥 흔한 납치극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건 공간의 폐쇄감입니다.
대부분의 장면이 지하의 폐쇄된 장소에서 벌어지는데, 이게 꽤나 숨이 막힙니다.
등장인물은 물론이고 관객까지도 함께 갇힌 기분이랄까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 사람 안에서 계속 바뀌는 인격들.
그리고 이들이 조금씩 말을 맞추는 모습은 진짜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특히 저는 ‘비스트’가 처음 등장할 때의 장면을 잊지 못합니다.
인간이라기엔 너무 초현실적인 존재였고, 그게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캐릭터들이 진심으로 믿고 있다는 게 더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
‘비스트’가 정말로 실존하는 인격이라는 걸 밝혀내면서 엄청난 몰입감을 줍니다.
뭔가 그냥 “무서웠다”로는 설명이 부족한, 이상한 감정이 들었어요.
'23 아이덴티티' 속 상처받은 존재들의 이야기 – 케이시가 왜 살아남았는가
영화의 숨은 중심축은 주인공이 아니라,
오히려 케이시라는 소녀에게 있습니다.
23 아이덴티티를 처음 보면 그냥 피해자 중 한 명처럼 느껴지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면 이 인물이 얼마나 입체적인지 알게 됩니다.
케이시는 단순히 운이 좋아 살아남은 게 아닙니다.
비스트가 그녀를 살려준 이유는, 그녀가 고통을 겪어봤기 때문이었죠.
이 설정은 그냥 영화적 장치 이상이었습니다.
고통을 겪은 사람만이 진짜 존재할 자격이 있다는 비스트의 논리는
얼핏 듣기엔 말도 안 되지만, 어딘가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케이시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그녀가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지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약한 소녀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싸워왔던 사람이란 걸,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드러냅니다.
특히 마지막에 샷건을 들고 비스트를 향해 겨눌 때,
그 손이 조금도 떨리지 않았던 장면. 그때 진짜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그런 장면은 ‘연출’이라기보단 ‘증명’에 가까웠어요.
결론: '23 아이덴티티' 다시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23 아이덴티티’는 단순한 심리 스릴러가 아닙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과 상처,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괴물까지… 모든 요소가 입체적으로 맞물려 있습니다.
특히 최근처럼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대에,
이 영화는 다시 한번 조명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지금 다시 보면 더 무서워요.
왜냐하면 우리가 사회 안에서 마주하는 사람들 중에도,
내면에 여러 인격을 감춘 이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게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 슬프기도 하죠.
‘23 아이덴티티’는 영화 그 이상입니다.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창이자, 고통받는 존재를 향한 미묘한 연민의 시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추천합니다. 지금이라도 한 번 다시 보세요.
다르게 보일 겁니다. 아니, 어쩌면... 지금이 가장 이 영화를 이해하기 좋은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표: 등장 인격 요약
인격 이름 | 특징 | 비고 |
---|---|---|
케빈 웬델 크럼 | 본래 인격, 학대의 피해자 | 실종된 듯, 트리거로만 등장 |
데니스 | 결벽증 있는 통제형 | 납치 계획 주도 |
패트리샤 | 냉정하고 권위적인 여성 인격 | 비스트를 신봉 |
헤드윅 | 9살 소년 | 감정 기복 심함 |
배리 | 외부와 가장 자주 소통 | 사실상 위장 인격 |
비스트 | 초인적인 괴력의 존재 | 모든 인격이 두려워함 |